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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극장에서 만나요 : 김근 시집
구름극장에서 만나요 : 김근 시집
- 자료유형
- 단행본
- ISBN
- 9788936422936
- DDC
- 811.1
- 청구기호
- 8A1.608 창41ㅅ 293
- 저자명
- 김근
- 서명/저자
- 구름극장에서 만나요 : 김근 시집 / 김근
- 발행사항
- 파주 : 창비,, 2008
- 형태사항
- 117 p ; 20cm
- 총서명
- 창비시선 ; 293
- 가격
- \7000
- Control Number
- sacl:72987
- 책소개
-
말과 사물의 혼돈스러운 경계를 노래하다!
김근 시집『구름극장에서 만나요』. 독특한 신화적 상상력과 그로테스크한 감각으로 주목받아온 김근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다. 젊은 패기와 원숙한 기량을 함께 엿볼 수 있다. 첫 시집 〈뱀소년의 외출〉에서 한 개인의 탄생과 유년의 기억을 기괴한 설화와 같은 사설조로 풀어낸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도 죽음과 탄생이 뒤엉킨 기괴한 설화들을 선보인다.
또한 이제는 개인적인 신화의 재구성을 거쳐 점차 안과 밖, 나와 너, 사물과 말의 경계라는 새로운 지대로 나아가고 있다. 시인은 작품들을 통해 기괴하고 능청스러운, 때로는 흥겹기까지 한 주술적인 언어의 힘을 보여준다. 특히 〈분서〉 연작에서는 이런 언어에 대한 시인의 자의식이 잘 드러나 있다.
시인은 개인 또는 가족, 공동체의 신화를 허구적으로 재구축하여 그 신화에 내재하는 악몽을 드러냈던 이전의 시도에서 더 나아가, 기록하고 기억하는 말의 힘 자체를 실험하여 낡고 견고한 말의 허위와 대결한다. 이것은 가장 불온한 언어로써 불온한 현실과 마주하려는 치열하고 묵직한 시도이다.
☞이 책에 담긴 시 한 편!
〈구름극장에서 만나요〉 중에서
구름극장에는 처음부터 정해진 게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네모난 영사막은 뭉게뭉게 피어올라 금세 다른 모양으로 몸을 바꾸지요 그럴 때 사람들이 조금씩 흘려놓은 구름 냄새에 취해 잠시 생각에 잠겨보는 건 어때요 오직 이곳에서만 그대와 나인 우리 아직 어둠속으로 흩어져버리기 전인 우리 서로 나눠가진 구름의 입자들만 땀구멍이나 주름 사이에 스멀거리기만 할 우리 아무것도 아닐 그대 혹은 나 지금은 너무 많은 우리 사람들이 쏟아놓은 구름 위를 통통통 튀어다녀보아요 가볍게 천사는 되지 못해도 얼굴이 뭉개진 천사처럼 하얗고 가볍게 이따금 의자를 딸깍거리며 구름처럼 증발해버리는 사람이 있어도 그런 건 그리 대수로운 일은 아니지요 구름극장이 아니어도 우리도 모두 그처럼 가볍게 증발해버릴 운명들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