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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걷는다
Contents Info
가만히, 걷는다
Material Type  
 단행본
Control Number  
sacl:125074
책소개  
《천천히, 스미는》(영미 산문선), 《슬픈 인간》(일본 산문선) 에 이어 출간된 이 책 《가만히, 걷는다》에는 근현대 프랑스 작가 스물한 명의 산문 서른여섯 편이 실려 있다. 대가들이 예민한 감각으로 일상에서 발굴해낸 “시간 밖에서 영원한 기쁨”의 순간들과 그들이 예술을 바라보는 시선이 모두 담겨 있다.



북풍이 부는 새벽 홀로 잠이 깨어 바깥에서 들려오는 모든 소리에 확장하는 사유로 화답하는 콜레트의 산문이 시작이다. 지병인 천식으로 빛과 향기에 민감해진 탓에 나중에는 코르크로 밀폐된 방에 살았던 프루스트는 처음 사랑하는 꽃을 만났던 유년의 기억을 반짝이는 빛과 아찔한 향기에 꿰어 불러온다.



열여섯 살의 사강은 부랑자와 나눈 짧은 우정을 여름의 열기와 빗소리 그리고 그를 만나러 달려갈 때 차오르던 숨에 기대어 세밀하게 옮긴다. 해질녘 돌 위에 가만히 앉아 나무와 별을 바라보고 버려진 길을 따라 산책하는 샤토브리앙은 사실 그 정지와 고요가 비밀한 고통에서 비롯되었다고 고백해오고, 사랑에 실패한 뮈세의 편지에서는 고독이 검은 돌기처럼 만져진다. 오로지 글을 쓰고 싶어 낯선 도시로 떠나온 가난한 청년 도데가 선명하게 전하는 배고픔과 추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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