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여성 문제에 대한 엥겔스의 사유를 집대성한 고전

최근 가족의 해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마르크스와 함께 현대 사회주의의 기반을 마련한 철학자 엥겔스의 관점에 따르면 이런 현상은 단순한 해체가 아닌 긍정적인 변화의 징후로 볼 수 있다. 엥겔스는 마르크스의 유고에서 미국의 인류학자 모건의「고대 사회」에 대한 비판적 주석을 발견하고, 이를 토대로 모건의 연구 결과를 사적 유물론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일반화하였다.

그에 대한 결과물이 바로 1884년에 출간된『가족, 사적 소유, 국가의 기원』이다. 엥겔스는 가족의 변화를 탐구하면서 자본주의 사회의 일부일처제는 사적 소유로 인해 생겨났으며, 이것이 여성의 종속을 가져왔다고 지적한다. 한편으로는 사적 소유를 폐지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공적 산업에 여성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만 진정한 여성 해방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가족, 사적 소유, 국가의 기원』중에서 1~2장의 내용을 예시한 부분인 3장~8장을 생략하고, 서문과 1~2장을 우리말로 옮겼다. 옮긴이의 해제에서는 결론인 9장의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이 저작의 의의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비판도 함께 소개함으로써 비판적인 독해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엥겔스가 제시한 여성 해방 개념을 통해 우리 시대의 여성 문제를 진단해보는 계기를 마련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