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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 팝 씬의 이노베이터 #5 ‘James Blake’
음악학부 실용음악과 오정수 교수
인디 팝 씬의 이노베이터 #5 ‘James Blake’
지금 시대의 인디팝 음악을 이야기하면서 영국 아티스트 ‘제임스 블레이크’를 빼놓을 순 없다. 처음에는 다소 매니악한, 샘플링을 잘 활용하는 일렉트로닉 뮤지션으로 음악을 시작했던 그는, 지금에 와서는 팝, 전자음악, 힙합, 싱어송라이터 등 더욱 더 넓은 영역으로 자신의 음악을 확장 하고있다. 2009년에 첫 싱글을 발표한, 1988년생의 이 영국 아티스트는, 사실 아직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트렌드에 편승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노베이티브한 자신만의 색깔로 트렌드를 선도해 나간다. 그것이 가능한 그의 창의성과,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해외 음악씬을 보면, 부러움 마저 느껴진다.
첫 번째 EP 앨범 ‘Air & Lack Thereof’ 유튜브 듣기
블레이크의 초기작은, 주로 샘플링된 목소리의 음역대를 바꾸거나, 잘라서 리듬을 바꾸는 식의, 오디오 에디팅을 이용한 일렉트로닉 음악이었다. 대표적으로는, 가장 처음 주목을 받기 시작한 음악인 ‘CMYK’가 있다.
세 번째 EP 앨범 'CMYK' 유튜브 듣기
그런 작업 방식은, 또 한 명의 이노베이티브한 전자음악 아티스트인 Burial이 적극적으로 시도하여 대중화시킨 방식으로, 버리얼의 2007년 앨범‘Untrue’는 샘플링 명반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버리얼은 비욘세, 크리스티나 아길레나 등의 목소리를 샘플링하고 피치를 변조하여 전혀 다른 느낌의 음악으로 변모시켰다. 블레이크는 아마도 버리얼에게 영향을 받아 자신의 스타일을 구축하였을 것이다.
Burial의 앨범 ‘Untrue’ 유튜브 듣기
만약, 블레이크가 당시의 스타일을 지금까지 고집하고 있었다면, 버리얼과 비슷한 음악을 하는 매니악한 아티스트로 남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후 발표한, 자신의 이름을 가진 정규앨범‘James Blake’에서 본인의 목소리를 더욱 전면에 내세우면서, 음악은 좀 더 팝의 옷을 입게 되었고, 캐나다의 포크 싱어송라이터 Feist의 곡 ‘Limit to Your Love’를 리메이크한 트랙이 큰 히트를 거두며, 이전보다 훨씬 큰 대중적인 인지도를 가지게 되었다.
‘Limit to Your Love’- James Blake 유튜브 듣기
그렇다고 블레이크가 대중을 의식하여 보컬 음악으로 극적인 전환을 한 것은 절대 아니다. 이후로 그는 샘플링 기술과 팝적인 노래를 아주 ‘절묘하게’ 적절히 믹스하여 그만의 사운드를 더욱 곤고하게 자리잡아갔다. ‘절묘하게’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그의 음악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 미니멀한 기조를 잃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악기를 몇 개 사용하지도 않으면서, 자신만의 개성을 확실히 드러내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절묘한 지점을 그가 잘 짚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정규
앨범 ‘Overgrown’중 ‘Retrograde’ 유튜브 듣기
그의 절묘한 음악적 도전은 네 번째 앨범 ‘Assume Form’즈음에 이르러, 다시 한번 시도된다. 이 앨범에는 ‘트래비스 스캇’, ‘로잘리아’, 래퍼 듀오 ‘아웃캐스트’의 멤버인 ‘안드레 3000’등 슈퍼스타급 게스트들이 피쳐링하는데, 트래비스 스캇과 함께 부른 곡 ‘Mile High’를 들어보면, 힙합의 비트와 래핑을 그의 스타일안에서 또 다시 듣기 좋게 녹여낸다.
네 번째 정규
앨범 ‘Assume Form’ 중 ‘Mile High’- James
Blake feat. Travis Scott, Metro Boomin 유튜브 듣기
2020년 그는, 프로듀서적인 작업을 잠시 내려놓고, 피아노를 연주하며 다른 팝 아티스트들의 곡을 노래하는‘Covers’라는 앨범을 발표했다. 전자음악 사운드 없이 편안하게 노래하는 이 앨범에서 우리는 사운드에 감탄하느라 놓치고 있었던 그의 노래 실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다른 누구에게서도 듣지 못했던 블레이크만의 소울풀한 창법은 음악에 독특한 뉘앙스를 만들어낸다.
‘빌리 아일리쉬’의 곡 ‘When the Party’s Over’를 커버한 라이브
버젼 유튜브 듣기
그 이후 블레이크는 정규 앨범 ‘Friends that Break Your Heart’를 발표하고, HBO 오리지날 드라마 ‘Euphoria’의 사운드트랙 노래를 작업했으며, 가장 최근에는 싱어송라이터 모니카 마틴과 콜라보레이션을 발표했다. 쉬는 기간 없이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고 있음에도, 참신함을 잃지 않고있는 블레이크의 음악은 우리를 꾸준히 기대하게 한다. 이미 두 차례 내한 공연을 한적이 있는데, 조만간 코로나가 끝나고 다시 그를 공연장에서 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Go Easy, Kid - Monica Martin with James Blake 유튜브 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