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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모어 번스타인의 말 : 피아니스트의 아흔 해 인생 인터뷰

등록일 2021.12.10 / 작성자 한*연 / 조회수 2102  

시모어 번스타인의 말 : 피아니스트의 아흔 해 인생 인터뷰

(Play life more beautifully : Conversations with Seymour)

 

시모어 번스타인, 앤드루 하비 지음/ 장호연 옮김

 

 

삶과 예술의 조화, 그리고 그 너머의 통합에 대한 성찰

천재 피아니스트 시모어 번스타인의 인생을 인터뷰 형식으로 정리한 책. 인터뷰는 어린 시절 그에게 피아노 레슨을 받았던 제자이자 현재는 종교학자가 된 앤드루 하비가 맡았다. 에단 호크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피아니스트 세이모어의 뉴욕 소네트로 대중에게 크게 알려진 시모어 번스타인의 음악관, 인생관, 그리고 교육관을 엿볼 수 있다. 아들이 피아노 연주자가 되는 것을 극도로 반대하였던 유대인 아버지와의 갈등, 음악적 자아와 자연인으로서의 개인 간 분리감에서 오는 심리적 고민에서 잠시 벗어나고자 응했던 한국전 참전 경험, 스승과의 갈등, 은퇴를 결정하기까지의 고민과 그 이후 피아노 교습법에 매진하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아흔 해 인생의 크고 작은 에피소드를 돌아보는 회고록인 동시에 음악에서 깨달은 지혜를 삶 속에서 실천하는 모습을 담은 생의 철학서이다.

 

시모어의 음악 세계

 

시모어에게 음악은 우주의 질서와 조화를 신비스럽게 담고 있는 그 자체로 완전한 세계로서, 어떤 물질적인 것도 대변하지 않고 넘어선다. 조직화된 소리에는 인간이 경험하는 온갖 감정적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무엇이 있으며, 인간은 음악의 구조 내에서 질서와 조화를 인식할 수 있다고 본다. 음악의 본성에는 철저한 기준을 바탕으로 한 진실과 아름다움이 있을 뿐이라고 생각하는 시모어에게 음악은 그가 되고 싶은 존재의 모범과 같다(Bernstein & Harvey, 2016, pp.70-71).

 

시모어는 음악의 조화와 질서, 아름다움에 다가가기 위해서 ··의 통합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변한다. 음악이 감정의 언어임은 분명하나 단순히 감성에의 호소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정확한 운지법을 익히지 않으면 감정과 사고의 통합에 다다를 수 없었던 자신의 연주 경험을 주목하면서, 철저한 연습에 의한 신체와의 통합을 강조한다. 또한 시모어에게 음악은 내재가치를 갖는 초월의 세계이자 수도의 길이다. 그는 연습을 하는 데에는 온갖 음악 외적인 이유들과 보상을 떠나서 오직 자신을 초월하는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고 강조한다. 그 이유로서 음악이 예측 가능한 세계라는 점을 말한다. 변화무쌍하고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세속적 삶과 달리, 음악은 언제나 그가 가야할 길을 안정적으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Bernstein & Harvey, 2016, pp.234-235). 나아가, 시모어는 음악의 정신이 음악을 넘어 모든 삶에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 가치를 갖는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이유로 그는 자신의 제자와 후배 음악도들에게 예술가로서 어렵게 얻는 예술적 성취를 일상의 삶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개인 내 오르내림 활동으로서의 교육

 

활발하게 피아니스트 활동을 하던 시모어가 돌연 무대 은퇴를 선언하자 그에게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그 가운데 가장 반복적인 것은 그가 왜 더 이상 연주를 하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자신의 은퇴를 바라보는 시선에 상당한 오해가 있다고 판단한 시모어는 다음과 같은 해명에 나선다.

 

자주 거론되는 이야기를 해명하고 넘어갑시다. 그것은 내가 연주를 포기했다는 소문인데, 나는 콘서트 피아니스트의 재능을 결코 포기한 적이 없습니다. 독주자 경력을 접고 나서도 연주에 대한 욕망은 항상 있었어요. 특정한 음, 가령 Bb이나 G#등이 특정한 악구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아내려는 집념은 결코 멈춘 적이 없습니다. 새로운 깨달음이 계속 내게 일어나요. ..연습을 통해 이어지고 있죠. 그리고 나는 최고의 연주자들과 세계 최고의 공연장에서 실내악 연주는 계속합니다. 이것은 내 교습에도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나는 연주를 그만 두면 훌륭한 교사와 멀어진다고 생각해요... 악구를 만드는 음악가의 내밀한 감각은 타고나는 것이라고 내가 말했죠. 그것은 가르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좋은 교사는 제자가 그것을 흉내 내도록 도울 수는 있습니다. (Bernstein & Harvey, 2016, pp.219-220)

 

시모어가 연주의 재능을 포기한 적이 없으며, 매일 연습을 통해서 연주에 대해 새로운 깨달음을 얻고 있고, 또한 앙상블 연주자로서의 활동은 계속하고 있음을 밝힌 것은 그에게 음악이 직업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그의 음악관과 상응한다. 이어지는 문장에서 시모어는 그의 연습과 연주활동이 교습과 관련하여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것은 시모어가 교육을 단지 가르치는 일이 아니라, 연주에 대한 자신의 깨달음이 선행되고, 그것을 기반으로 제자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내림의 활동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시모어에게 교육은 단지 가르치는 일이 아니라, 연주에 대한 자신의 깨달음이 선행되고, 그것을 기반으로 제자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개인 내 오르내림의 활동인 것이다.


서평: 예술창작기초학부 한수연 교수

시모어 번스타인의 말 : 피아니스트의 아흔 해 인생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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