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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에볼루션 (Netflix 다큐멘터리 시리즈)

등록일 2021.06.04 / 작성자 오*수 / 조회수 381  
음악학부 실용음악과 오정수 교수


힙합 에볼루션 (Netflix 다큐멘터리 시리즈)

 

  힙합, 알앤비, 컨트리, 하드록, 보사노바, 레게... 우리는 음악의 장르를 그 음악의 미학적 스타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사실 장르는, 그 장르가 생겨난 지역의 사회/문화적 특징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기에, 장르의 지역성을 이해하지 못 한다면, 그 음악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알앤비와 힙합은 80년대 미국 흑인들의 삶을 반영하고 있고, 컨트리와 하드록은 미국 중부의 보수적인 백인들을, 보사노바는 브라질의 문화를, 레게는 자메이카의 민중의 삶을 반영하고 있다. 지금은 인터넷으로 다른 나라 사람들이 뭘 하고 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어서, 원한다면 지구 반대편 뉴욕 브루클린에 사는 뮤지션이 무슨 악기를 사용하는지 유튜브를 통해 찾아볼 수 있지만, 인터넷 이전 시대에는 현지에 가보지 않고서는 장르음악에 대한 디테일한 정보를 얻는 것이 불가능 했고, 장르의 지역성은 뛰어넘기 힘든 높은 장벽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장르음악을 바라볼 때, 음악을 문화로 받아들이는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우리가 음악을 들을 때는, 그 지역 문화까지 함께 받아들이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록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은 머리를 기르고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레게를 좋아하는 사람은 드레드록 헤어스타일에 원색의 히피 패션을 즐겨 입고, 힙합 뮤지션들은 통 큰 바지를 입고 보석을 플렉스하며, 영어를 못 하는데도 한국말을 영어처럼 굴리면서 본인이 마치 흑인인 것인 양 발음한다.

 

  오늘 소개하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씨리즈 힙합 에볼루션은 힙합이 생겨나는 배경부터 시작해서, 미국 각 지역의 힙합씬을 아주 잘 정리하여 설명해준다. 현재 네 시즌, 16개의 에피소드가 있어 정주행하기에는 다소 긴데, 그 중 주요한 세 개의 에피소드를 추천하고 싶다.


힙합 에볼루션 (Netflix 다큐멘터리 시리즈)

 

  첫 번째 에피소드 힙합의 토대에는 힙합의 초기 형성과정을 이야기한다. 1970년대의 미국 뉴욕의 정치/사회적 상황이 브롱스 지역을 슬럼화하게 했고, 브롱스의 젊은이들이 모여 1980년대에 파티 형식으로 힙합은 태동하게 된다. 그러니 힙합은 이제 40여년이 넘어가는 역사를 가지고 있고, 당시 처음 힙합 파티를 했던 DJ는 아직까지 생존해 있고 활동을 하고 있다. 그 인물은 DJ Kool Herc이다.


 힙합 에볼루션 (Netflix 다큐멘터리 시리즈)

DJ Kool Herc 


  디제이 쿨 허크가 다른 디제이와 다른 점은, 그는 음악에 노래와 코드가 안 나오고, 리듬만 나오는 브레이크부분만을 골라 반복 시켰는데, 파티는 그 부분에서 긴장감이 생기고, 댄서들에게 자신들의 춤을 뽐낼 시간을 주게 된다. 그렇게 발전된 춤의 스타일을 브레이크 댄스라고 부른다.

 

  동부 뉴욕에서 태동한 힙합은 서부로 건너가게 된다. 갱스터 힙합과 같은 서부만의 스타일이 만들어져 히트하게 되는데, 동부의 아티스트들은 서부의 힙합을 원조가 아니라고 무시한다. 동부와 서부의 갈등은 골이 깊어지고 과격해지는데, 동부의 아티스트 Notorious B.I.G.와 서부의 아티스트 2Pac의 싸움, 그리고 그 둘의 죽음은 힙합계의 가장 유명한 사건이자 미스테리이다. 199697일 라스베거스에서 차 몰고 가던 2Pac, 지나가던 차 안에서 누군가가 쏘았는데, 누가 왜 그를 살해했는지는 아직까지 밝혀내지 못했다. 그 이야기는 세 번째 시즌의 첫 번째 에피소드 힙합전쟁에서 볼 수 있다.


힙합 에볼루션 (Netflix 다큐멘터리 시리즈)
Notorious B.I.G.(좌)와 2Pac(우)

 

  힙합은 디제이의 음악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초기에는 기존에 있는 음악을 조합해서 파티에서 틀었다. 음악을 직접 만들기 시작한 것은, 힙합이 발생하고도 한참 뒤였는데, 지금의 권력은 디제이에게서 프로듀서로 넘어와, 다양하고 좋은 힙합 음악들이 많은 프로듀서들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있다. 그것은 씬을 이끄는 이노베이터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인데, 시즌4의 세 번째 에피소드 슈퍼 프로듀서에서 지금의 힙합에 거대한 영향을 미친 레젼드 프로듀서 중 한 명인 “J Dilla”를 만날 수 있다.


힙합 에볼루션 (Netflix 다큐멘터리 시리즈)

J Dilla 

 

  힙합은 주로 악기를 직접 연주하지 않고, 드럼 머신과 같은 기계로 만들었다. 인간이 드럼을 연주하면, 아무리 잘하는 연주자라 할지라도, 완벽하게 일정한 박자를 연주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기계는 항상 정확히 일정한 박자만을 연주해 준다. J Dilla는 그 기계에 인간성을 넣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드럼 머신의 박자를 틀리게 않게 들릴 정도 안에서 상당히 느리게 뒤로 밀어버리는 비트 메이킹을 했는데, 그 리듬감은 힙합의 Groove에 거대한 영향을 미쳤고, 그 이후 뮤지션들이 그 리듬감을 악기 연주로 다시 따라하면서, ‘Neo Soul’이라는 장르가 형성되기도 한다.

 

  그 외에도 12편의 시리즈에 이 지면에 스포일러하기 아까운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으니, 곧 다가오는 여름 방학에 전편을 몰아보기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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