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메뉴
검색
본문
[DB] 장애인식 개선 -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
예술정보센터 -> 예술DB -> 장애인식 개선 (영상)
지난 주, 등교하는데 보도블록 가운데가 모래로 뒤덮여 있었다. 자세히 보니 막 설치된 점자 블록과 기존 블록 틈을 메꾸는 모래였다. 안산캠이 2000년대 초에 지어진 걸로 아는데 점자 블록이 들어오기까지 20여년이나 걸린 걸까. 다른 곳도 아니고 교육기관인 학교에 점자 블록이 없었다는 것에 1차 충격, 3년을 오가면서 점자 블록의 부재를 이제서 깨달은 것에 2차 충격을 받았다. 얼마 전엔 나동 입구도 휠체어 이동이 가능하도록 바뀐 걸 보았다. 그냥 올라가기도 숨 찬 학교 언덕을 이동이 불편한 학우들은 어떻게 다녔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일반기업이나 학교 등에선 장애인식 교육받는 것이 필수라고 한다. 하지만 학창시절 내내 그런 교육을 받은 기억이 없어 의아해했더니 교직원들만 받는다는 답을 들었다. 어떤 학교에선 장애인식 교육이 아예 교양 과목으로 개설되었던데 괜찮은 방식 같다. 나도 전 대학에서 교양으로 수어를 수강한 적 있는데 수어뿐만 아니라 청각장애에 대해 교육받을 수 있어 유익했다.
사실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장애인식 교육에 대해 생각해본 적 없었다. 하지만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한 번도 상상해본 적 없는 상황에 처하면서 교육의 필요성을 느꼈다.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 이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몰라 난감할 때, 갑자기 강의실에서 누군가 쓰러져 모두 우왕좌왕할 때, 의도치 않게 상대에게 무례한 행동을 했을 때 등.
장애인식 개선 영상은 EBS 채널에서 볼 수 있다. 10분 내외 총 8편의 영상으로 이루어졌다. 시각장애, 청각장애, 지체장애, 뇌병변장애, 발달장애, 정신장애, 뇌전증장애, 또다른 장애들이 각 영상의 주제다. 공강이나 대중교통에서 하나씩 보기 좋다. 방향키 누르면서 빠르게 훑어도 좋으니 꼭 한 번씩 시청하면 좋겠다.
영상은 특정 장애에 대한 편견과 현실, 인터뷰, 장애를 대하는 방식을 담았다.
내가 영상을 보면서 인상 깊었던 것들을 요약하여 소개하려고 한다.
첫번째 주제인 시각장애. 영상을 보기 전엔 모든 시각장애인이 점자를 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전체 시각장애인 중 점자 해독이 가능한 비율은 5.2% 밖에 안 된다고 한다. 점자가 배우기 어렵기 때문이고, 점자가 아니더라도 시각장애인이 정보 접근을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 있다고 한다. 안내견을 대할 때는 태도도 눈여겨보길 바란다.
두번째 주제인 청각장애에선 고단아 씨의 인터뷰가 인상 깊었다. 그는 청각장애를 신체적인 장애가 아니라 사회적인 장애라고 말했다. 은행 카드를 발급받을 때 본인인증을 전화 통화로 하는 일, 택배가 와도 노크 소리를 못 듣는 어려움 등.
사회에서 청각장애를 위한 제도와 서비스가 갖춰진다면 그들도 비장애인처럼 불편함 없이 지낼 수 있을 거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세번째 주제인 지체장애.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90%라서 살면서 갖게 되는 장애라고도 한다. 장애라서 못하는 일보다는 장애라서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편견 때문에 못하는 일이 더 많다고 한다.
마지막 영상에선 안면장애가 있는 심보준 씨의 인터뷰가 인상 깊었다. 그는 장애인을 대할 때, 다른 것을 먼저 인정하기 보다는 그들과 무엇이 같은지를 먼저 찾기를 바란다고 했다.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 ‘다름을 인정할 것’류의 말은 많이 듣고 봐 왔지만, 공통점을 찾으라는 말은 처음이라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여섯 번째 주제가 정신 장애였는데 다른 영상을 볼 때와 다르게 익숙했다. 정신 질환을 점점 보편적으로(?) 보는 사회 분위기도 그렇고, 다른 장애에 비해 지인들이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다른 장애도 먼 세상 일이 아닌 나의 세상의 것으로 받아들여지면 좋겠다. 내가 관심을 갖기 전엔 보이지 않는 것들이 너무 많다. 우리가 주변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서로 배려하며 살아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