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메뉴
검색
본문
예술로 들어온 생명과학
예술로 들어온 생명과학
대전 비엔날레2018 <바이오>
영상학부 디지털아트전공 조상욱
올 들어 폭염이 거센 가운데 지난 7월 17일 대전 시립 미술관에 다녀왔다. 생명공학기술과 예술적인 상상력이 결합된 작품들을 ‘바이오’라는 전시 제목으로 진행 중이었다.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과학과 예술의 만남을 지속적으로 주선해 온 본 미술관은 대덕연구개발 특구의 인프라와 직접적인 협업을 바탕으로 예술과 과학의 융∙복합에 대한 진정한 시대정신을 실천하기위해 노력한다고 한다.
2018년 대전 비엔날레의 주제인 ‘바이오’는 생명, 생물을 뜻하며 바이오 아트는 생명공학기술과 작가적 상상력이 융합된 예술로 미술가들은 기존 예술이 다루지 않았던 과학 소재를 중심으로 한 실험적인 작품을 제시한다. 다다이즘 이후 재현의 역사에서 벗어나 미술가 스스로가 생명을 다루는 창조자의 위치로 변화된 파격적이며 전율을 느끼는 현대 미술인 것이다.
이번 전시는 생명 연장의 꿈이 현실화된 지금 인간의 정체성과 생명 윤리에 대한 도덕성을 논한다. 그래서 생명 과학에 대한 확장된 시각을 통해 생명에 대한 확대된 책임 의식을 공유하고 이러한 바이오 아트의 다양한 지평을 알리는 담론의 장이 되기를 희망한다는 학예사의 이야기가 있었다.
또한 전시 당일 날 전시 주제인 ‘바이오’에 대한, 학술 심포지엄에서 아티스트 토크와 기초과학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과학예술 컨퍼런스를 개최하여 인문과학, 테크놀로지와 예술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가한 생명에 관한 담론을 서로 나누는 장이 열리기도 하였다. 이 심포지엄에서는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고전적인 생명의 개념을 넘어, 생명의 범위를 기계나 인공 단백질 간의 결합으로 확장하고 탄소와 실리콘이 생태계의 한 축으로 등장하는 세계 등 자유롭게 확장되는 상황에 관한 논의를 활발히 했다. 생명에 대한 자각을 깨닫고 모든 생명을 향해 확대된 책임을 현대를 살아가는 한 일원으로서 공유하자는 전시의 취지인 듯하다.
그러면 두 작가와 그들의 작품을 찾아가 보기로 하자.
작가 1. 스텔락
호주의 퍼포먼스 아티스트 스텔락은 포스트휴먼의 사안들에 개입함으로써 대체 해부학적 구조를 탐구한다. 그는 1996년 피츠버그의 카네기 멜런 대학의 예술과 로봇학 명예교수로 임명되었으며, 2002년 호주 멜버른의 모나시 대학의 법대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또한 2010년 아르그 일렉트로니카(린츠)의 하이브리드 아트부문 수상, 2015년에는 그리스의 이오니안 대학의 명예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현재 스텔락은 호주 퍼스의 커틴 대학(MCASI)의 주요 연구원이며 멜버른의 스코트 리브시 갤러리와 일하고 있다.
경계없는 의식의 자유를 향하여
1973-1988년의 기간 동안 자신의 복부 내에 3미터 길이의 비주얼 탐사기를 삽입하여 폐의 좌∙우심방을 지난 대장가지 기록하여 투사하는 3개의 영상을 제작하였다. 1976-1988년 사이에는 27회에 걸쳐 피부에 고리를 꿰어 신체를 매달아 띄우는 행위예술인 <서스펜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또한 그는 <제3의 손>, <복부 조각>, 6개의 다리를 가진 보행하는 로봇인 <외골격>을 사용한 퍼포먼스를 했다. 그의 <프랙탈 피부>, <육체 접속> 그리고 <기생체>는 인터넷으로 조작되는 퍼포먼스로 근육 자극 시스템을 통해 원격의 비자의적 연출을 보여준다. 외과적 수술로 장착된 인공 배양된 귀를 자신의 팔뚝에 이식한 바 있으며 인터넷이 연결된 작은 마이크를 귀 내부에 설치하려 한다. <재연결/재혼합>은 인터넷 개입형 퍼포먼스이다. 작가는 런던에 있는 어떤 이의 눈을 통해서만 볼 수 있고, 뉴욕에 있는 어떤 이의 귀를 통해서만 들을 수 있다. 오른팔의 움직임은 비자의적이며 외골격 장비의 설정에 의해 조종된다.
작가 2. ‘Artificial Nature / 지하루’ & ‘그라함 웨이크필드’
지하루는 미디어 아티스트이자 연구원으로 예술 안에서의 생명이라는 주제를 탐구하며 가상생태계를 몰입형 환경으로서 만들고 발전시킨다. 현재 캐나다 토론토의 온타리오 예술 디자인 대학교의 디지털 미래 프로그램의 조교수로 재직 중이며, 연구 프로젝트와 몰입형 생태계 “인공자연(Artificial Nature)”의 공동 창작자로서 예술의 최대치를 실험하는 미디어 아트의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그라함 웨이크필드의 연구는 컴퓨터 음악 작곡에서부터 개방형 환경의 생성에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작품은 창조적인 코딩을 위한 소프트웨어 디자인과 인공 생태계의 몰입형 예술 작품을 통해 표현된다. 그는 토론토 요크 대학교에서 예술, 미디어, 공연 및 디자인 학교의 조교수로 재직중이며 캘리포니아 나노 시스템 연구원의 3층 구면 멀티유저 몰입형 도구인 알로스페어(AlloSphere)의 소프트웨어 시스템 및 저작 콘텐츠 개발에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또한 널리 사용되는 미디어 아트 환경인 Max / MSP / Jitter의 Gen 확장을 공동 저작하는 Cycling ‘74의 소프트웨어 개발자이기도 하다.
인공생명, 인공 생태계
자연에서 영감을 찾는 것은 시대를 초월하는 습성이긴 하지만, 새로운 디지털 도구는 첨단기술과 함께 자연의 예술적 표현을 통한 전면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지하루와 그라함 웨이크필드는 그들의 설치작품에서 다양한 몰입형 현실을 보여 준다. 컴퓨터로 제작된 이러한 인터렉티브 생태계는 “인공적 자연”을 형성하기 위해 자연의 감각적 기억과 컴퓨터화된 생명들의 참여와 혼합된다. 그들은 디지털과 살아 있는 사람들 사이에 대조를 부각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연의 본질에 더 깊이 빠져들게 하는 물질적 수단을 구성한다.
몰입식 인터페이스와 그것의 자연스러운 상호 작용은 자연 자체가 작동하는 방식에 영감을 받은 것으로, 우리로 하여금 네트워크로 연결된 피드백 구조의 일부가 되도록 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그들은 인터페이스, 제한, 조건 및 규칙의 프로그래밍을 통해 “유사생명”을 포함하는 생태계들을 만든다. 완전히 프로그램화되지도 않았고 완전히 무작위인 것도 아닌 그들은, 유기적이고, 진화적이고, 그리고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충분한 여지를 가진다.
그 밖에도 본 전시는 대전시립미술관, 창작센터, DMA아트센터를 포함하여 KAIST비전관, 한국화학연구원 SPACE C#, 기초과학연구원 과학문화센터 전시관 등 다양한 장소에서 ‘바이오’를 주제로 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전시 일자는 7월 17일부터 2018년 10월 24일까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