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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 소비사회에 무엇을 디자인할까?

등록일 2017.11.20 / 작성자 박*진 / 조회수 247  

 

탈 소비사회에 무엇을 디자인할까?

 

 

『물욕 없는 세계』 -스가쓰케 마사노부 지음, 2017

 

“소비가 더 이상 행복이 아닌 시대, 어디서 행복을 찾아야 할까?”

 

“···프랑스 기호학자 장 보드리야르는 그의 명저 <소비의 사회 그 신화와 구조>에서 ‘소비가 만인의 것이 되는 순간, 소비는 아무런 의미도 가지지 못할지 모른다’라고 예측했다. 이제 그 예측이 적중하려고 하고 있다...” p.237

 

이 책의 후반부에 나오는 문장이다. 소비가 의미를 가지지 못하게 될 미래, 즉 ‘물욕이 없는 세계’에 대해 점점 더 궁금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특히 사람들의 필요를 디자인하고,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디자인을 업(業)으로 하는 디자인 종사자들에게 위의 질문은 도전에 가깝다. 

 

 

탈 소비사회에 무엇을 디자인할까?

 

우리 일상의 생활 잡화와 생필품은 세계화 속에서 가격이 싸질 것이고(다이소, 유니클로 등) 명품은 더 고급화하며 가격을 올리지만, 사람들은 명품에 대한 동경과 갈망이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판단하고 멀리할 것이란 예측이다. 이제 그들이 사는 물건이 그 사람을 대변해주는 일이 적어진다는 뜻이다. 반면, “내가 원하는 것은 내가 만든다”라는 생각이 점점 커지는 ‘메이커 무브먼트’의 영향으로 ‘원하는 것은 직접 만들고 교환하는 행위’가 증가한다는 주장이다. 즉 수동적인 소비에서 주체적인 소비와 생산으로의 이행을 목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탈 소비사회에 무엇을 디자인할까?
<그림 1> 물건의 가치 기준 변화


 

물욕이 사라지는 시대. 물건에 대한 욕심보다 가치와 시간, 체험이 더 중요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작가는 요즘 사람들이 실현 불가능한 이상을 좇기보다 눈앞에 보이고 직접 만질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을 추구한다고 말한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자본주의에 한계를 느낀 사람들이 현재 웹에서 움직이고 있는 물건제작의  흐름에 주목하고, 3D 프린팅의 출현 등 물건 제작의 디지털화에 따른 '생산의 민주화'를 부각하고 있다. 예컨대, 티스프링(Teespring.com)은 2011년 샌프란시스코 브라운대학에 다니던 두 명의 대학생이 시작한 사업으로써 고객이 디자인해서 올린 오리지널 티셔츠를 팔아서 수익을 내고, 판매 수익의 일정액에 대해 티셔츠를 디자인한 고객에게 돌려주는 서비스다. 지금은 연간 700만장을 판매하고 있고, 170명의 사원을 둔 연매출 3500만 달러의 회사가 되었다. 고객 중에는 디자인 로열티로 년간 10만 달러를 받는 사람도 있어 평범한 사람들이 디자이너가 되는 디자인의 민주화시대의 도래를 감히 예견할 수 있겠다. ‘작은 아이디어를 겸비한 비전’으로 성공 벤쳐가 된 '티스프링'의 예에서 ‘온라인의 민주화’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탈 소비사회에 무엇을 디자인할까?



 

결론적으로, 물욕이 없는 세계에서 행복이란 보다 개인적이고 보편적인 가치를 공유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개인의 사상과 마음이 담겨 있으면서 타인과도 가치관을 공유할 수 있는 ‘좋은 스토리를 가진 인생’이 최대의 행복이 될 것이라고 결론지으면서. 이 책을 읽고 잠시 나의 소비패턴을 한 번 뒤돌아보고, 탈 소비사회에 과연 우리는 무엇을 원할까? 생각해보는 것도 유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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