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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공연) 탐방 : 서울아츠앙상블 창단연주회
■ 예술(공연) 탐방
동ㆍ서양 현악기의 앙상블로 풀어내는 예술적 대중화와 세계화 선언
ㆍ공연제목 : 「SeoulArts String Ensemble 창단연주회」 ㆍ공연일시 : 2016. 3. 20. 일요일, 오후 4시 ㆍ공연장소 : 서울남산국악당 |
프롤로그 : 동ㆍ서양 현악기 앙상블의 작지만 큰 비상(飛翔)
우리대학 음악학부의 한국음악 및 실용음악 현악기 전공자를 중심으로 구성된 24인조 연주 단체인 「SeoulArts String Ensemble」이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창단 공연(2016년 3월 20일, 오후 4시)을 펼쳤다. 해금 연주자인 노은아 단장(음악학부 교수)은 공연 해설을 통해, 이 작은 오케스트라가 “한국 전통음악의 대중화와 전통악기의 보급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한국 전통악기의 매력적인 고유 음색을 세계에 알려 또 하나의 한류로 성장시키고자 한다.”라는 새내기 연주 단체의 단장으로서 앞으로의 야심찬 음악적 포부를 밝혔다.
타오르는 불꽃을 상징하는 우리대학 심볼을 모티브로 한 연주 단원들의 강렬한 빨강색 포인트의 의상과 공연 포스터
그러나 이 앙상블이 추구하는 바가 어디 그뿐이겠는가! 주지하다시피, 우리대학은 예술의 계열(장르)은 물론 고전과 현대(예술관) 그리고 문화권(가치관)을 아우르는 연계ㆍ순환ㆍ통합의 교육을 통해 새로운 예술(new form art)의 구현을 추구하는 전문예술창작을 위한 고등교육기관이다. 따라서 오늘 첫 연주회를 갖는 이 작은 오케스트라는, 앞서 밝힌 예술적 지향점에서뿐만 아니라, 이와 같은 차별화된 우리대학의 교육 연못에서 자양분을 얻은 예술전공자들이 이 연주 단체를 통해 그 뜻을 펼치며 전문성을 갖춘 예술인으로서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게끔 기꺼이 발판이 되어 주고자하기 때문에 여느 앙상블과는 다른 이 앙상블만의 독특한 교육적 선율 또한 지닌다고 하겠다.
현(絃)들이 속삭이는 다섯 마당의 앙상블
이번 연주 공연은 한국의 전통악기인 가야금, 거문고, 해금, 아쟁, 비파와 서양악기인 기타, 첼로, 콘트라베이스, 피아노, 드럼 등 10가지 악기를 통해 한국의 전통음악과 탱고, 재즈, 세계민요를 연주하는 모두 다섯 가지 무대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공연의 첫 장은 《상주함창가》를 주제로 한 창작연주곡 《잔향》이었는데, 이 곡은 우리대학 음악학부 정동희 교수가 이번 공연을 위해 특별히 작곡한 곡이었다. 어디에선가 한 번 쯤은 들어봄직한 노래 《상주함창가》를 다섯 개의 국악 현악기(해금, 가야금, 거문고, 아쟁, 비파)만으로 그 울림의 잔향(殘香)을 표현함으로써 곱게 발효된 우리 전통음악의 우아한 향기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두 번째 연주 마당으로는, 원래 삼현육각(三絃六角, 18세기 풍속화가인 김홍도의 『풍속도첩』 중 《舞童》에서도 살필 수 있는 시계방향으로 배치된 ‘북1 장구1 피리2 대금1 해금1’의 악기편성 및 악곡) 편성의 관악기 위주 연주곡인 《대풍류(竹風流)》를 타령(삼현타령―느린허튼타령―자진허튼타령)과 굿거리(느린굿거리―자진굿거리) 그리고 당악으로 새롭게 구성하여 해금과 기타, 콘트라베이스, 피아노로 꾸민 《현(絃)대풍류(竹風流)》가 무대에 올려 졌는데, 특히 이 곡은 「서울아츠스트링앙상블」만의 에너지 넘치는 톡 쏘는 매력의 해금 연주를 통해 현대(現代)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현대(絃竹)풍류(風流)’의 한 단면을 상큼하게 제시해 주었다. 또한 해금과 피아노의 조화로운 선율이 돋보인 해금탱고를 위한 곡 《Dance of the moonlight》와, 그리고 이 앙상블을 구성하는 10가지 악기 모두가 출연하여 경쾌하고 매혹적인 혼용의 음색으로 연주한 재즈곡 《Blue Bossa & Hank's tune》이 각각 세 번째와 네 번째 연주 마당을 채웠다. 특히 공연의 마지막 무대로 연주된 《소나무(Tannenbaum)》(German Folk Song), 《그린슬리브스(Greensleeves)》(British Folk Song), 《고향의 봄(Spring in My Hometown)》(Korean Modern Folk Song), 《검은 눈동자 & 카츄사(Black Eyes & Katyusha)》(Russian Folk Song)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민요 4곡은, 이미 우리의 귀에 익은 친숙한 멜로디를 바탕으로 동ㆍ서양의 현악기만으로 어우러진 은은한 음색으로 편곡하여, 비록 규모면에서는 작지만 음악미학적으로는 짜임새 있는 현(絃)들의 웅장한 떨림을 통해, 관람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입가에 추억의 흥얼거림을 맴돌게 하는 미적 커뮤니케이션의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네 번째 곡 《Blue Bossa & Hank's tune》을 연주하는 「SeoulArts String Ensemble」 단원들
에필로그 : 「SeoulArts String Ensemble」에게 갈채(喝采)를!
이번에 창단 연주를 공연한 「SeoulArts String Ensemble」은 우리대학의 재학생과 졸업생으로 구성된 현악위주의 연주 단체이다. 특히 전문적인 예술활동을 목적으로 창단했음에도 불구하고, 연주만을 거듭하는 예술인으로 머물지 않고 우리의 전통음악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예술형식의 음악을 연구ㆍ보급하겠다는 이 단체만의 야무진 선언은, 공연장을 찾은 서울예술대학교 구성원들(교수들, 인터넷 생방송을 위해 수고한 스텝들 등)과 국악계 및 실용음악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중견 예술인들 그리고 새로운 출발선에 선 이 신출내기 연주 단체를 응원하기 위해 화창한 휴일의 봄날 하루를 기꺼이 공연 관람에 투자한 일반 관객들 모두에게 공약(空約)이 아니라 공약(公約)으로 풋풋하게 각인되었다.
첫 출발은 언제나 어렵다! 한 번도 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러하다. 그러나 첫 출발은 또한 설렌다! 이 또한 경험하지 못한 처음이기에 그러하다. 처음이란 단어가 그렇듯이, 미지에 대한 두려움과 호기심은 야누스의 두 얼굴처럼 동시에 슬며시 고개를 내밀곤 한다. 오늘 연주회를 준비한 단원들 마음 역시 이 두 감정을 혼합적으로 느꼈으리라! 예술은 ‘마음이 통하는’(同感) 일종의 심미적 행위이다.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예술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관객들 역시 연주자들이 느끼는 감정을 어느 정도 미학적으로 공유한다. 물론 그 역(逆)도 가능하다! 공연이 끝났으니, 이제 우리가 무대 밖에서 연주자들에게 마음을 전할 차례이다. 즉, 이 작은 오케스트라가 진정 크디 큰 음악을 모색하는 앙상블이 되어주길 기대하는 마음을, 그리고 뒤로 물러서기보다는 박차가 나아가는 추동력을 유지시키길 바라는 심정을, 연주가들 모두가 잘 들을 수 있도록 우리 모두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아낌없는 힘찬 격려의 박수를 전합시다.
이 승 건
예술창작기초학부 교수ㆍ미학
